벽지는 연분홍색, 나머지 가구들은 상아색으로 이뤄진 익숙한 방. 가구는 깔끔하게 장롱과 책상이 연결되어 있었고, 창문 옆엔 침대가 놓여 있었다. 상아색 커튼을 획-, 걷어내면 그 동네였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예 없어진 본가, 바다를 앞에 두고 있던 우리집. 미래는 상아색 화장대 앞에 섰다. 커다란 거울이 품는 건, 방금 일어나 제대로 정신 못 차린 위미래 본인이었다. 하나, 젖살이 통통하게 올라와 생기가 어렸으며, 전반적으로 어딘가 뭉툭한 것이 세련된 맛은 없지만 덜 자란 소녀의 모습이었다. 분명 방금까지 살벌하게 떨어지고 있던 미래였다. 그 감각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핸드폰엔 아직까지도 울리는 알림이 잊고 있던 고등학생 시절 아침을 떠오르게 했다. 고등학생 때 썼던 우주폰, 2016년 7월 1일 오전 7시였다. 이게 만약 주마등이라면 말이 안 됐다. 이미 옥상에 떨어지던 그 시점 모든 것을 스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담장을 넘어 추락하던 모든 때에 비추던 기억들이 삶의 전반을 한 번에 비추었으니. 만약 이곳이 천국이라면? 내가 가장 행복하고 가진 게 많았던 때를 생각하면, 그래, 학창 시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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