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FT

우리가 믿었던 것들의 형태

4화. 3화 검열(3)

눈부신 빛에 이안은 눈을 찌푸렸다. 이렇게 밝았나 싶을 정도로 밖은 환했다. 그러나 곧 빛에 익숙해졌다. 이안은 기록지를 가방 안에 쑤셔 넣고, 복도를 걸었다. 팟- 땡그랑- 리안이 등불을 지하실 안으로 던져버리곤 따라왔다. 요란했지만, 밖으로 새어나오진 않았다. “이안, 이안. 물어볼 거 없어?” “없어.” 단호하게 거절하자, 리안은 잠시 말이 없더니 이안의 앞을 막아섰다. 그림자가 천천히 일렁이며 리안을 둘러쌌다. “정말 궁금하지 않아? 아까 너의 목을 조른 게 누구였는지.” “알 게 뭐야. 안 그래도 그거 때문에 열받으니까, 조용히 따라와..!” 이안은 리안을 스쳐 지나가며 일갈했다. 그러자 리안은 풀이 죽은 듯 그림자 속으로 스며들었다. ‘이제야 조용해지겠네.’ 이안은 교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때, 머릿속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울렸다. -이안. ‘또 너야? 가만히 있으라니까.’ 리안이었다. 이안은 무시하려 했지만, 소리는 속삭이듯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여기 같은 곳엔 원본들이 오래 있거든, 그래서 지워진 것들이 가끔 자기를 기억해 달라고 해. ‘그래서?’ -...조심하라고. 마지막에 리안의 목소리가 조금 망설였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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