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는 마침내 잦아들었으나, 제국의 국경을 앞둔 험준한 산맥의 숲은 여전히 축축한 침묵 속에 잠겨 있었다. 로시후는 베일로르를 품에 안은 채 험한 절벽 길을 짓밟으며 달렸다. 황실 직속 '그림자 날개' 암살단과 흑기사단의 포위망을 완전히 따돌리기 위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험로를 택한 탓에, 그의 망토와 옷자락은 칼날 같은 나뭇가지에 갈가리 찢겨 있었다. 어깨와 등줄기에 스친 화살 상처에서는 여전히 뜨겁고 붉은 피가 그치지 않고 배어 나오고 있었다. "로시후, 나를 내려놓아라. 네 숨과 심장 소리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베일로르가 남자의 가슴팍에 이마를 댄 채, 힘없이 거친 숨을 내쉬며 속삭였다. 로시후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턱끝까지 차오른 거친 숨을 참아내며, 절벽 아래 울창한 넝쿨 뒤에 숨겨진 자그마한 바위 동굴 안으로 몸을 던지듯 들어섰다. 스르륵. 동굴 안은 차가운 암석 냄새와 축축한 흙먼지로 가득했다. 로시후는 혹여나 여신의 몸에 돌가루가 묻을까 싶어 자신의 핏빛 망토를 벗어 바닥에 정성껏 깔고, 그 위에 베일로르를 조심스럽게 누였다. 그의 억센 손가락 마디마디가 경련하듯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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