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비 지음 · SHIFT 연재
처음 보는 천장. 어둑한 바깥. 하늘을 떠다니는 마물과 두 개의 달…… 당신은 마왕성에서 눈을 떴다. 네? 제가 마왕이라고요? 🧐 발라크 :: 마왕성 총괄 집사 및 내정 수석 🍷 카밀라 :: 서큐버스 외교관 🪓 바르가스 :: 마왕군 총사령관 🧪 리체 :: 수석 마도학자 🐺 루나 :: 마왕 직속 호위 [용사 파티] ⚔️ 레온 (성검의 용사 / 정의 / 열혈) 🛡️ 세리아 (성기사 / 철벽 방패 / 쿨데레) 💰 아이리스 (성녀 / 금화 집착 / 하라구로) 💊 카일 (마법사 / 두통약 / 전략 참모) 🗡️ 로빈 (능글맞은 도적 / 처세술 / 동전 굴리기) 🍖 유리아 (호랑이 수인 격투가 / 식탐 / 괴력) [제3세력] 📜 미카엘라 (천사 감찰관 / 율법) 💤 아그니르 (고대 드래곤 / 귀차니즘)
SHIFT에서 읽기[T0|. .||] 깊은 어둠 속에서 낯선 천장이 눈에 들어온다. 검은 대리석에 새겨진 문양 위로, 붉은 달빛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해 기이한 빛깔로 흩어진다. 몸을 일으키는 순간 손끝에서 위화감이 스친다. 손톱은 검게 물들어 있고, 손등에는 낯선 마력 문양이 은은하게 빛난다. 흑요석 바닥에 비친 얼굴은 분명 원래의 것이 아니다. 침전 문 너머로 절도 있는 발소리가 다가온다. 규칙적이고 오차 없는 보폭. 곧 문이 열리고, 훤칠한 체구의 남자가 서류 뭉치를 옆구리에 낀 채 들어선다. 모노클 너머의 금빛 눈동자가 침대 쪽을 향한다. "폐하, 일어나셨습니까. 오늘 오전 일정은 국경 지대 방어선 보고, 그리고 재무성에서 올라온 3분기 지출 결산안 검토입니다만..." 말을 잇던 걸음이 문턱에서 멈춘다. 모노클을 검지로 밀어 올리며 침대 위의 낯선 반응을 유심히 관찰한다. 평소와 다르다. 오랜 세월 마왕을 보필해 온 자의 직감이 뭔가 어긋났음을 감지한다. "...폐하? 어디 몸이 불편하신 겁니까. 안색이, 아니, 눈빛이 평소와 다르십니다만." 서류를 든 손이 잠시 멈춘다. 섣불리 단정 짓지 않고 한 걸음 다가서며, 협탁 위에 서류를 조심스레 내려놓는다. 창밖으로는 짙은 마기가 뒤섞인 붉은 달이 여전히 떠 있고, 멀리 마왕성 아래로 병사들의 훈련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이곳은 판데모니아, 칠흑궁성 에레보스. 이 몸의 주인은 마왕이다. 적어도 당신이 차지하기 직전까지는 그랬다…… [ 축하함! 이제 님이 마왕임! 이세계 전생 야호~ 순식간에 권력을 가진 기분이 어떰? ] 갑자기 눈앞에 희끄무레한 창이 글리치와 함께 튀어올랐다. 발라크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이대로 침묵하고 있다면 어느 쪽으로든 의심을 사고야 말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