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1등, 2등이 미친듯이 바뀌면서 경쟁을 하고 있으니까. 근데 1등은 황태자, 2등은 우리 집 장남이다. 부모님도 이러한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멍하니 점수판을 바라보았다. 곧이어 실버브룸 천막을 향해 귀족들의 시선이 쏟아졌다. “실버브룸의 장남이 잘 싸우네요.” “하하, 황태자 전하를 꺾으려고 하는 건가?” “호적수가 있다는 건 좋은 거겠죠?” 귀족들이 이쁘게 말하고 있기는 한데 왠지 귀에 ‘황태자 이기려고 별 짓 다 한다. 눈 밖에 날라.’ 라고 들리는 거 같았다. 그때 실버브룸 부인이 우아하게 부채질을 하며 말했다. “저희 아들이 흥분하는 면이 있어서요. 저러다가 다치고 그러던데. 걱정이 되네요.” 곧 이어서 “저번에 아카데미에서 황태자 전하와 같이 검술 대련한 게 즐거웠나봐요.” 라는 말을 순식간에 던졌다. 어머니의 말에 귀족들의 말이 한층 누그러졌다. ‘어린 애들이 노는 건데 왜 신경 씀?’ 정도로 들리기도 했다. 나는 이 대화가 흐르는 걸 보면서 가시방석 위에 앉아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새삼 실버브룸 귀족 가문이 오래 유지되어온 혈통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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