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멀리서 몰려오던 먼지 구름이 성문 앞에서 멎었다. 성문의 아래쪽에는 수십 대의 마차가 열을 지어 섰다. 사자, 독수리, 장미. 각 영지를 상징하는 문장의 깃발들이 삭풍에 거칠게 펄럭였다. 말들이 거친 콧김을 내뿜었고 기사들의 갑옷이 부딪히는 소리가 성벽까지 울렸다. 국왕은 눈물 맺힌 눈으로 성벽 위 국왕이 난간을 움켜쥐었다. "저 장엄한 행렬을 보아라! 서부의 철혈후작, 남부의 풍요백작…… 왕국의 기둥들이 나를 구하기 위해 집결했느니라! 용사 한결, 네놈의 이 지긋지긋한 세금 놀음도 이제 끝이다! 당장 무릎을 꿇어라!" 나는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귀를 후볐다. 여기서 멈출 것 같았으면 시작도 안 했지. 우리가 이곳을 점령한 뒤 로열 경을 털어먹었을 때부터 국왕과의 대립은 이미 시작된 거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가브리엘은 이미 패널을 띄우고 지면 압력을 분석하고 있었다. 안경 너머로 푸른 수치들이 빠르게 흘러갔다. "마차 적재량 평균 2.5톤. 무장 병력 무게치고는 과합니다." "그렇다면?" "안에는 인간이 아닌 금속들이 가득 차 있다고 봐야겠지요." 가브리엘의 말에 국왕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금속의 종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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