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FT

대표님의 은밀한 계약

4화. 선을 넘지 않는 거리

회사로 돌아온 뒤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변화가 생겼다. 업무는 여전히 같았다. 회의도 하고 보고서도 확인했다. 그런데 서로를 바라보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졌다. 서윤은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계약서에는 분명한 조건이 있었다. 업무와 개인적인 감정을 섞지 않는다. 그런데 마음은 계약서에 적힌 문장을 읽지 못했다. 어느 날 늦은 오후. 서윤은 자료를 정리하다가 대표실 책상 위에 놓인 오래된 사진을 발견했다. 사진 속에는 태준과 동생이 함께 웃고 있었다. “그 사진 봤습니까?”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서윤이 놀랐다. “죄송합니다. 일부러 본 건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태준이 사진을 집어 들었다. “그때는 모든 게 쉬웠습니다.” “지금은요?” “지금은…… 생각할 게 많아졌죠.” 서윤은 조용히 그를 바라봤다. “대표님도 힘들 때가 있네요.” 태준이 웃었다. “당연하죠.” 처음 듣는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그 순간 서윤은 자신이 이 사람을 조금 더 알고 싶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동시에 두려웠다. 가까워질수록 멀어지는 순간이 더 아플 테니까.

SHIFT에서 이어서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