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준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휴대전화 너머로 들려온 목소리. 분명 김도현이었다. “오랜만이야, 서윤아.” 서윤의 얼굴이 굳었다. “도현 오빠….” 강민석은 두 사람의 반응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태준이 차갑게 물었다. “어디 있지?” 전화기 너머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역시 대표님은 성격이 급하시군요.” “질문에 대답해.”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도현이 말했다. “보고 싶으면 직접 찾아와요.” “장소를 말해.” “예전에 서윤이랑 처음 만났던 곳.” 서윤의 눈빛이 흔들렸다. 태준이 그녀를 바라봤다. “어딥니까?” 서윤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강변 근처… 작은 카페예요.” 전화는 그렇게 끊겼다. 태준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갑시다.” “태준 씨.” 서윤이 그의 팔을 붙잡았다. “혼자 가지 않겠다는 약속 기억하죠?” 태준은 서윤을 바라봤다. 잠시 후, 작게 웃었다. “같이 갑시다.” 두 사람은 함께 카페로 향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익숙한 풍경. 하지만 서윤의 마음은 전혀 편하지 않았다. 도현은 왜 다시 나타난 걸까. 그리고. ‘진짜 계약을 시작할 시간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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