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문이 열린 것은 한참 뒤였다. 관리인이 달려와 문을 열어준 뒤에도 태준은 한동안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는 복도 끝을 바라보고 있었다. “대표님.” 서윤이 조심스럽게 불렀다. “괜찮으세요?” 태준이 고개를 돌렸다. “괜찮습니다.” 하지만 표정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차에 올라탄 뒤에도 두 사람 사이에는 긴 침묵이 흘렀다. 서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 “박도현이라는 사람, 정말 목격자가 맞아요?”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반응하셨어요?” 태준은 한참 동안 운전하다가 대답했다. “그 사람은 사고 직후 사라졌습니다.” “그 뒤에는요?” “아무도 행방을 몰랐습니다.” 태준은 잠시 말을 멈췄다. “그런데 오늘 누군가가 그 이름을 알고 있다는 걸 확인했죠.” 서윤은 창밖을 바라봤다. “그럼 그 사람이 살아 있다는 뜻일까요?”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날 밤. 태준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오래된 서류 상자를 꺼냈다. 서윤도 함께 있었다. 상자 안에는 사고 당시 회사 직원 명단과 경찰 조사 자료가 들어 있었다. 태준이 한 장의 문서를 펼쳤다. “여기 있습니다.” 서윤이 가까이 다가갔다. 문서에는 사고 당일 근무자 명단이 적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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