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마지막 날. 서윤은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바라봤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와 같은 계약서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용이 달랐다. 첫 번째 조항. 서로의 의견을 존중한다. 두 번째 조항. 힘든 일이 생기면 혼자 감당하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 조항. 서로의 행복을 우선한다. 서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건 무슨 계약이에요?” 태준이 대답했다. “새로운 계약입니다.” “회사 계약서가 아닌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태준은 그녀를 바라봤다. “그래서 서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서윤은 펜을 들었다. “아니요.” 그리고 마지막 줄에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이번에는 제가 먼저 선택할게요.” 태준이 웃었다. “후회하지 않겠습니까?” 서윤은 고개를 저었다. “이번에는 안 할 것 같아요.” 창밖으로 저녁 햇빛이 들어왔다. 처음 두 사람이 만났을 때 계약은 서로를 멀리하기 위한 장치였다. 하지만 이제 계약은 서로를 선택했다는 증거가 되었다. 태준이 조용히 말했다. “한서윤 씨.” “네.”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서윤은 웃으며 대답했다. “저도요, 강태준 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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