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FT

송곳니 아래 고양이

8화. 빛에 비쳐 찰랑이는

나는 천장에 닿을 듯 높게 쌓인 만화책 더미를 거실에 내려놓았다. 이런 유치한 걸 누가 볼까 싶긴 하지만, 까다로운 미오에게 제격이었다. 나는 침대에 누워있는 미오의 귀를 한번 쓰다듬고 속삭였다. [다정] “미오, 오늘은 금방 다녀올게.” 미오는 잠결에 끄덕이면서 이불을 더 세게 끌어안았다. [다정] “심심하면 거실 가봐.” 나는 그 말을 끝으로 침실 문을 닫았다. 혼자 살 땐 항상 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 않았다. 그렇지만, 미오가 집에 온 뒤부터는 빈 병이 쌓여갔다. 설거짓거리도 늘었으며, 무엇보다 집이 따듯했다. ‘밖에 못 나가는 게 거슬리지만.’ 다행히 고양이는 산책을 즐기는 동물이 아니었다. 만약 강아지 수인이였다면 밤마다 산책을 나가야 해서 골머리를 앓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고양이여도 햇빛을 창밖으로만 봐야 하는 건 힘들 테였다. ‘양산으로 무장하면 괜찮을 텐데.’ 나는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손목 시계를 확인했다. 출근 시간까지 30분이나 남았다. 오늘은 면접이 잡혀 있었다. 면접관으로서 일찍 나가 준비를 해야 했다. 그들이 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주길 바라며. ‘비 오는 날이면 구름에 해가 가리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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