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소파 위에 나란히 앉았다. 혁빈의 쪽으로 자연스럽게 몸이 기울어졌다. 나는 무릎 위에 손을 올린 채 주먹을 꽉 쥐었다. [의심] “미오야, 안에서 아무것도 안 한 거 맞아?” [공포] “응.” “안에는 중요한 서류도 많아서 조심해야 해.” [공포] “응.” 나는 같은 대답을 반복했다. ‘응’ 외에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의심] “거짓말 같은데, 정말이야?” [공포] “응, 정말이야.” 혁빈은 이미 내 거짓말을 눈치챈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사실대로 입을 열 수 없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나도 모르게 방금 지어낸 거짓말이 입 밖으로 나왔다. [의심] “믿어도 되는 거지?” 나는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살며시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미오, 나 봐.” 혁빈은 내 머리를 떼고 어깨를 붙잡았다. 몸을 돌리며 내 눈을 빤히 바라봤다. 어깨 위로 내려앉는 무게가 익숙하게 느껴졌다. 처음 이 집에 왔던 그날, 내 위에 올라탔던 그날. 일어나, 얼굴 보고 싶어. 사실은 그때부터 날 잡아먹을 생각이었을까. 나는 몸을 잽싸게 뒤로 뺐다. 정적이 내려앉은 거실에 내 발소리만 크게 울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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