쨍그랑! 내가 혁빈의 팔을 깨물려는 순간, 그는 재빠르게 손을 뒤로 빼냈다. 그 충격으로 병이 떨어지며 깨졌다. 하얀 대리석 위로 붉은 피가 넓게 퍼졌다. 피가 흥건했다. 줄눈 틈 사이로 혈액이 스며들었다. 마치 벽돌 틈으로 피가 젖어 드는 것처럼. 굵직한 벽돌장 사이로 내 피가 번졌던 그날처럼. 어린 학생들에게 잡힌 뒤, 눈을 뜨자 보인 풍경은 온통 낯설었다. [공포] ‘여기가, 어디야.’ 온몸은 구속된 채였으며, 차가운 공간 안에는 빛 한줄기 없었다. 꿈쩍도 못 하고 눈만 뜬지 몇 시간쯤 지났을까. [분노] “어이, 고양이.” 벽 한구석에 있는 나무문이 열리며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고개를 간신히 들고 그를 올려다봤다. [분노] “반항을 얼마나 하던지. 참 귀찮게 되었어. 엉?” 그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저벅저벅 내 앞으로 다가왔다. [분노] “상처가 다 아물 때까지 팔아넘기진 못하겠네.” 남성은 혀를 차며 몸을 돌렸다. 나가기 전, 침을 바닥에 뱉고는 소리가 나게 문을 닫았다. 다음 날, 그리고 또 다음 날. 날이 무의미하게 지나갔지만, 찾아오는 사람은 하나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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