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면 모니터에 붉은 숫자가 떴다. 09:41. 09:40. 09:39. 숨소리가 그 위로 겹쳤다. 서원은 통신함을 손에 쥔 채 움직이지 못했다. 도윤의 목소리는 이미 꺼졌는데 귓속에서는 아직도 울렸다. "숫자만 보지 말고 움직여요." 재희가 태블릿 화면을 서원 쪽으로 돌렸다. 감사 로그 창 옆에 새 창이 열려 있었다. 서버 트리 구조, 폴더마다 붙은 잠금 아이콘. "잔향 서버가 지금 도시 단말 쪽으로 세션을 열었어요. 아직 전체 송출은 아니고 테스트 채널 몇 개예요. 근데 이게 늘어나는 속도가 심상치 않아요." 숫자 옆에 작은 막대그래프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했다. 재희의 손끝이 화면을 두 번 두드릴 때마다 막대가 잠깐 멎었다가 다시 튀었다. "막을 방법은?" 오문식이 랜턴을 낮췄다. 불빛이 통로 바닥을 스치며 백준혁의 발끝에 닿았다. 팔은 여전히 백준혁의 가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관리자 권한으로 세션을 끊으면 돼요. 근데 그냥 끊으면 안 돼요. 서버 안에 열일곱 가족 음성이 통째로 물려 있어서, 강제 종료하면 로그까지 같이 날아가요. 그럼 백 팀장님 서명도, 승인 기록도 다 증발해요." 재희가 말끝을 흐리지 않고 딱 끊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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