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음이 세 번째로 흘러나온다. "전원이 꺼져 있어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서원은 휴대폰을 귀에서 떼지 않는다. 눈은 화면이 아니라 앞을 향한다. 재희가 서 있던 자리. 거기, 아무도 없다. 노트북만 접힌 채 랙 옆 바닥에 놓여 있다. 화면보호기 불빛이 비상등 색과 뒤섞여 바닥에 얼룩진다. "재희 씨." 대답이 없다. 서원의 목소리가 서버실 통로 끝까지 갔다가 그대로 돌아온다. 백준혁이 팔짱을 낀 채 랙에 기대 있다. 표정에 변화가 없다. 오문식은 외장 드라이브가 든 셔츠 앞섶을 손으로 누른 채 서원을 본다. "언제부터 없었던 겁니까." 물음이 허공에 걸린다. 아무도 답하지 못한다. CCTV 영상을 다시 돌려보던 십여 분, 세 사람 다 화면에 붙어 있었다. 재희가 언제 자리를 비웠는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서원의 등줄기로 식은 감각이 지나간다. 분석기 화면에는 방금 전 파형이 그대로 떠 있다 — 도윤의 목소리를 흉내 낸 그것, 별이라 불러야 할 무언가가 남긴 흔적. "영상 속 재희 씨가 선반을 끌어냈고, 지금 재희 씨는 자리에 없고." 서원이 혼잣말처럼 정리한다. "이건 조작이 아니라—" "실종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면 그만두십쇼. …
SHIFT에서 이어서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