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FT

유실물 보관소의 마지막 목소리

4화. 기억의 빈칸

모니터 스피커에서 소리가 끊긴 채로 오 초, 십 초가 흘렀다. 화면 속 얼굴은 입을 벌린 그대로 멈춰 있었다. 재희가 먼저 숨을 내쉬었다. "서원 씨." 서원은 대답 못 했다. 목 안쪽이 말라붙었다. 화면 속 자신과 눈이 마주친 순간부터 팔다리에 힘이 안 들어갔다. 정지 화면이 다시 움직였다. 입이 닫히고,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소리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저 파도 소리, 방파제 난간을 두드리는 빗줄기 소리만 낮게 깔렸다. "저거 재생 멈춘 거 아니야." 재희가 모니터 쪽으로 다가서며 말했다. "타임코드 봐. 흐르고 있어. 음성 트랙만 죽었어." 서원이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손전등을 쥔 손이 떨렸다. 휴대전화 화면으로 문 쪽을 비췄다. 손잡이는 아까와 똑같이 꿈쩍하지 않았다. 밖에서 잠갔다는 뜻이었다. "문식 아저씨 전화 다시 걸어봐요." 서원이 말했다. "세 번째야." 재희가 화면을 보여줬다. 신호는 가는데 받지 않는다는 표시. "번호 뜨는 걸 보면 폰은 켜져 있어. 사람이 안 받는 거지." 랙 사이 배선함에서 저전력 경고음이 짧게 울렸다. 임시 배터리로 버티는 서버가 얼마 안 남았다는 신호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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