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람 요청은 접수됐지만 승인은 떨어지지 않았다. 서원은 먼저 관제실 천장 배관의 검은 뭉치를 떼어 봉투에 넣었다. 계단 벽 스피커 뒤편 배선까지 확인해 두 번째 모듈을 찾아냈다. 그것까지 봉투에 담고 지퍼를 올린 뒤에야 입을 열었다. 재희가 태블릿 화면을 서원 쪽으로 돌렸다. 요청 항목 아래 상태 표시가 붙어 있었다. 성문 대조 대기. "성문 샘플이 아직 안 올라왔어요. 요청만 걸어 놓은 거예요." "저쪽은 아직 내 성문을 못 만들었다는 뜻이야." "어제 통로에서 다섯 마디, 오늘 이 방에서 두 마디. 그걸로는 승인 문구를 못 채워." "승인 문구가 뭐예요?" "긴급 보존 절차 마지막 단계. 재희가 만든 거잖아." 재희가 눈을 감고 문장을 떠올렸다. 표정이 굳었다. "긴급 보존 조치 이관 보류함, 최초 진술자 한서원, 열람과 반출을 승인합니다." "그 문장 안에 저쪽이 못 가진 부분이 있어." 서원은 종이에 문장을 적고 어절 단위로 잘랐다. 긴급 보존 조치. 이관 보류함. 최초 진술자. 한서원. 열람과 반출을. 승인합니다. 감사실 진술 녹음에는 반출이라는 단어가 없었다. 한 달 전 백업센터에서 읽은 확인 문구에도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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