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 시, 광안대교 하부 배수펌프장 진입로에 비가 비스듬히 들이쳤다. 서원은 우산 없이 걸었다. 재킷 어깨가 이미 젖어 무거웠다. 주머니 속 릴 테이프가 걸을 때마다 허벅지를 쳤다. 진입로 끝, 노란 차선 위에 택시 한 대가 서 있었다. 시동은 걸려 있었다. 방향지시등이 오른쪽만 깜빡였다. 톡, 톡. 서원은 걸음을 멈추고 그 간격을 셌다. 0.68초. 릴에서 들은 것과 같았다. 운전석은 비어 있었다. 문손잡이에 손을 대기 전에 서원은 차 주위를 한 바퀴 돌았다. 뒷바퀴 앞쪽 아스팔트에 기름이 아니라 물이 고여 있었고, 그 물 위로 신발 자국이 두 줄 남아 있었다. 한 줄은 차에서 멀어졌고, 다른 한 줄은 다시 돌아왔다. 돌아온 자국이 더 깊었다. 뭔가를 들고 왔다는 뜻이었다. "언니!" 진입로 아래에서 재희가 뛰어 올라왔다. 우산을 접지도 못한 채였다. 손에는 태블릿을 비닐봉지로 감싸 들고 있었다. "경찰은요." "교통 통제 걸렸어요. 십오 분, 아니면 이십 분." 재희가 숨을 몰아쉬며 택시를 봤다. 방향지시등이 그 얼굴 위에서 규칙적으로 노랗게 번졌다. "기사님은요?" "없어." 서원은 운전석 문을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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