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 시, 접수함 스피커가 다시 울렸다. 서원은 헤드폰을 벗다 말고 손을 멈췄다. 한 달째 똑같은 시간, 똑같은 파형. 어제도, 그저께도 아무 일 없이 지나갔던 것이 오늘은 달랐다. 파형 위로 낯선 잡음이 한 겹 얹혀 있었다. 재개장한 보관소는 낮보다 밤이 더 조용했다. 감사가 끝나지 않아 유동 인구를 줄이라는 지시가 내려온 뒤로 야간은 서원 혼자였다. 접수 창구 위 형광등 하나가 깜빡였다 켜지길 반복했고, 그 리듬에 맞춰 벽시계 초침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십팔 번 호출기는 아직 책상 위에 있었다. 전원 버튼 옆에 붙여둔 노란 스티커, '분석 예정'이라고 재희가 휘갈겨 쓴 글씨. 한 달 전 그 목소리를 들은 뒤로 전원을 다시 누른 적은 없었다. 규정대로라면 감사실에 넘기고 손을 뗐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 호출기 액정에 빨간 점이 깜빡이고 있었다. 수신 대기 표시가 아니었다. 저장 완료 표시였다.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방금 이 기계에 새로운 신호를 밀어넣었다는 뜻이었다. 서원은 장갑을 끼고 호출기를 집었다. 손끝에 닿는 플라스틱이 서늘했다. 전원을 누르자 짧은 부팅음 뒤로 지지직 하는 소리가 흘렀다. 그리고 목소리가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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