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못한 게 없으니까 그런 거지. 나는 네가 바쁘다고 해서 간 거였고, 남은 시간 동안 나원이랑 오랜만에 놀고 싶어서 말한 거야. 됐어?” 둘의 말다툼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 같았다. 굽힐 수 없는 싸움. 둘 다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는 주의였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을 중단시킨 건 내가 아니다. 누군가 멀리서 씩씩거리며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문을 쾅쾅 쳤다. 그 사람은 우리 학과 조교 선생님이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만 있던 그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지금, 전공 교수님 수업에 늦으시는 건 좀 아니지 않을까요? 그러고 복도에 시끄럽게 소리 지르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까요?” 조교의 말은 이제 그만 좀 조용히 하고 강의실이나 들어가라는 뜻이었다. 민이는 조교의 반 협박적인 말투를 수용하고 싶어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혹여나 교수님이 찾아오면 큰 위기가 생긴다. 나는 이미 그 싸이코 같은 교양교수한테 찍힌 터라 더욱 위험했다. 그래서 둘은 어쩔 수 없이 현실을 받아들이고는 강의실로 갔다. 민이는 다 들리도록 중얼거렸다. “시X. 둘이 뭔 지X을 하는 건지 어이가 없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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