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FT

송곳니 아래 고양이

1화. 인간도, 고양이도

비릿한 피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그 향이 점차 내 감각을 일깨우더니, 이내 두 눈이 떠졌다. 손목과 발목이 단단한 쇠사슬로 묶여있었다. 뼈와 살을 짓누르는 고통에 신음이 흘러나왔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살이 찢어질 듯 아팠다. 전날 쏟아진 장대비로 인해 좁은 방에 습기가 가득 차 있었다. 아직 마르지 못한 빗방울이 천장에서 내 머리 위로 떨어졌다. 함께 기억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세게 발길질당했던 허리가 마디마다 아려왔고, 저항하느라 생긴 상처가 팔다리에 여럿 남아 있었다. 살가죽을 뚫고 흐르던 피는 이미 말라 피딱지가 내려앉았다. 두 눈이 어둠에 적응했을 때쯤, 저 멀리서부터 서늘한 향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곧바로 고요함을 깨고 딱딱한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 [불쾌] “멍청하군.” 나는 간신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횃불에 일렁이는 그림자가 머리 위로 드리웠다. 어두운 공간 안에서 그 눈동자만 밝게 빛났다. [공포] '누구야, 오지 마. 오지 말란 말이야!' 다가오는 찬 기운에 목이 턱 막혀 소리가 나지 않았다. 나는 그 눈을 주시하며 꼬리털을 빳빳하게 세운 채, 입을 벌려 하악질을 했다. 드러난 송곳니가 날카롭게 빛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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