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세상이 다시 어둠에 잠길 때, 생명의 불을 품을 자가 길 위에 서리라. 그가 불을 계승하는 순간, 꺼져 가는 세계가 다시 숨을 쉬리. 그리고 오래된 운명이 마침내 그 손에서 끝을 맞이하리라. * * * “난 그걸 부정하러 가는 길이거든.” 페니르의 말에 리나가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그 말은 곧 리나의 전부를 부정하는 것과도 같았으니까. 하지만 당사자인 페니르는 그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더 이상 할 말은 없다는 듯 마을 정문으로 들어가 버렸다. “리나..” 그때 쿵쿵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리나가 소리를 따라 뒤돌아보자, 어느새 둘의 뒤를 따라잡은 쿵쿵은 마을 입구 근처의 수풀 속에 그 큰 몸을 억지로 숨기고 있었다. “리나 정말 들어갈 거야..?” “...” 쿵쿵의 물음에 리나는 별다른 대답을 찾지 못하고 묵묵히 마을 정문을 바라봤다. 그간 리나와 쿵쿵이라고 해서 마을에 들르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세월이 흐르면서 다른 종족에 대한 적대감이 줄어들었다고는 해도, 아직 다수의 인간은 마족이나 마법 생명체를 달가워하지 않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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