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FT

후작 자리를 버리겠습니다.

1화. 깔끔하게 버리겠습니다.

해가 완전히 지고, 조그마한 마력등빛만이 타오르는 야심한 시각. 항상 그랬듯 로제타는 오늘도 발걸음을 빠르게 옮기고 있었다. '계약 기간도 끝났겠다, 남은 10%는 마탑에 경매로 팔아봐?' '아니다, 그래도 미래를 생각하면 이건 장인들 제련용으로 남겨두자. 당분간은 이정도로 상등품인 마석은 구하기 힘들 수도 있으니까..' '아, 저녁을 굶었더니 배가 고픈데... 근데 마석 오븐은 잘 돌아가고 있는건가? 시험작이긴 해도 별 문제 없으면 생산 가동해도 될 거 같은데... 지금 확인하러 가봐?' 뭐에 씌인 거 마냥 잔뜩 흐려진 눈으로 혼잣말을 속사포처럼 내뱉던 것도 잠시. 번뜩 뇌리에 스친 생각에 로제타는 춤추는 것마냥 유려한 턴솜씨를 뽐내며 주방으로 곧장 내려갔다. 아니, 내려가려고 했다. 계단 앞, 그녀의 여동생 로엘라의 방에서 새어나오는 남자 웃음소리만 아니었어도. "하하하, 우리 공주님 지금 질투하는 거야? 아 진짜 왜 이리 귀여워 정말?" "질투 안하게 생겼어? 내일 우리 1주년인데! 또 언니랑 영지나 나가고!" "미안해, 정말. 나도 진짜 가기 싫은데, 마력등 공사가 얼마 안남았다고 계속 불러대는 걸 어떡하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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