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이 텅 비고 말았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서 차마 제대로 반응할 수가 없었다. 그와 얼굴이 붙었다는 걸 알고 뒤늦게 내가 그와 키스… 그래, 입술과 입술이 맞닿는 행위를 키스라고 부르지. 그걸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러나 내가 화를 내거나 그 감촉을 음미하거나 밀어내기도 전에, 붙어있던 입술은 천천히 떨어져나갔다. 그가 숨을 한 번 내쉬고 소름 돋을 정도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디 한 번 가서 황태자가 네 방에 침입했다고 말만 해봐. 네가 무슨 짓을 당했는지는 까지는 말 못할 거니까.” 마치 늑대가 하는 협박과 같이 들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금 전의 일이 충격적이어서 나는 멍하니 그 자리에 앉아 황태자가 유유히 창밖으로 사라지는 모습까지 봐야했다. 숨이 막혔다. 천천히 생각을 돌렸다. 이 밤에 일어난 일은 처음부터 하나 씩 따져 가면서…. 그가 브로치를 잃어버리고 내 방까지 침입에 나에게 끝내 저지르고 만 행위들을! 분노와 수치심이 순식간에 머리끝까지 차고 말았다. 나는 입술을 손으로 가린 채 속으로 욕설을 마구 내뱉었다. ‘미친 놈!! 진짜 또라이 아니야!? 왜 키스를 하면 내가 말 못할거라고 생각한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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