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FT

망자의 포멧 (당신의 흑역사를 포멧하여 드립니다.)

1화. 프롤로그 — 3분

[진지] 사람은 두 번 죽는다. [진지] 심장이 멈출 때 한 번. 그리고 하드디스크가 열릴 때 한 번. --- [차분] 오후 두 시 십사 분. 서울추모원 특1호실. 입구에 늘어선 조화가 복도 끝까지 이어졌다. 대통령 명의의 화환이 맨 앞에 있었고, 그 뒤로 여당과 야당이 사이좋게 나란히 섰다. 죽은 자에게는 여야가 없다. 향 냄새와 육개장 냄새가 섞였다.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낮은 목소리로 고인을 말했다. 평생을 나눔에 바친 사람이라고 했다. 국민 멘토라고 했다. 명예회장 김성철, 향년 여든하나. 빈소 안쪽, 복도 끝의 유족 대기실만은 달랐다. 그 방에는 향 냄새가 없었다. 대신 노트북 세 대가 열을 뿜고 있었다. [불안] "팀장님, 이미지 추출 구십칠 퍼센트입니다." 경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 소속 수사관이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그의 앞에는 고인의 유품이 놓여 있었다. 지문으로만 열리는 스마트폰 한 대. 그리고 그 폰과 연결된 개인 클라우드 계정 하나. 상복을 입은 장남이 문 옆에 서 있었다. 그는 울지 않았다. 대신 입술 안쪽을 씹고 있었다. 아버지의 죽음보다 무서운 것이 저 안에 있었다. 스위스 계좌 열일곱 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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